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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파워, 흩어져도 살고 뭉치면 더 잘산다 [인터뷰]

스포츠투데이/2019-09-24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그룹 리듬파워를 보고 있자니 생각난 문장이었다.

익숙함이 주는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리듬파워가 자신들은 뭉칠수록 견고한 그룹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지난 2010년 EP앨범 '리듬파워'로 데뷔한 리듬파워(보이비, 지구인, 행주)가 

9년 만에 첫 정규앨범 '프로젝트 A(Project A)'를 발매한다. 

성룡, 홍금보, 원표 주연의 홍콩 영화 '프로젝트 A'에서 3인조라는 모티브를 따왔다.

리듬파워는 이번 앨범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보여줄 예정이다.

 즉 그동안 경연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과 더불어 

대중성은 물론 리듬파워만의 정체성까지 담아낸 앨범이다.  

 

동명의 타이틀곡 '프로젝트 A'는 보이비의 연애 스토리에서 착안해 탄생했다.

보이비는 "과거 만나던 여자친구가 며칠 전부터 클럽에서 놀아도 되냐고 물어보더라. 

당시 '쿨병'에 걸렸던 난 당연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여자친구가 말한 날이 되니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잠도 안 오는데 그렇다고 여자친구한테 말해놓은 게 있으니 연락도 못 하겠더라.

그런 상황 속에서 이 친구를 클럽에서 만났다고 가정하고 쓴 곡이 이번 '프로젝트 A'의 초안"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인과 행주 역시 타이틀곡의 탄생 비화를 처음 알게 돼 당황한 눈치였다.

행주는 "보이비가 초안과 함께 1절부터 후렴구까지 만들었다. 

나랑 지구인은 각자 파트의 랩 부분을 썼는데,

우린 새벽 6시까지 노는 분위기로 곡을 쓰라고 해서 파티인줄로만 알고 썼다"며 허탈해했다. 

지구인은 "곡의 비하인드를 알고 나니 당황스럽다"면서도

"이런 사적인 이야기를 공적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보이비를 보고 있자니 친구가 연예인 됐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이번 앨범에 담긴 모든 수록곡들은 리듬파워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곡들이다. 

행주는 "곡마다 초안을 떠올려서 전하는 방식의 리더 역할이 있는 곡들도 있고,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아이디어를 고민하다가 나온 곡들도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멤버들이 모두 '오케이' 사인을 낸 곡들이다. 

그 외에 다 쳐낸 곡들은 한 명이라도 아니라고 해서 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사람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낸 곡들인 만큼 이번 앨범에 대해 자신있다는 리듬파워다.



 

리듬파워가 데뷔 첫 정규앨범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확고했다. 

자신들을 향한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는 편견을 타파하는 것.

앞서 리듬파워는 데뷔 앨범 발매 후 아메바컬쳐와 정식 계약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들이다. 결국 '아메바컬쳐에서 유일하게 못 뜬 그룹'이라는 꼬리표까지 따라다녔다.


그랬던 리듬파워가 지구인을 시작으로 각각 '쇼미더머니' 시즌4부터 시즌6까지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쇼미더머니6'에 출연한 행주는 당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팀으로서 빛을 보지 못했던 리듬파워지만, 개인 활동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 

일각에서는 이러한 리듬파워를 보고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다. 

 

때문에 팀으로서의 결과물이 누구보다 필요했던 리듬파워다. 

지구인은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는 말을 듣는 건, 팀의 결과를 내지 못했던 우리의 잘못이다. 

때문에 우리에게도 리듬파워의 정규앨범이 정말 필요했고, 늘 숙제 같은 느낌이었다.

이번 앨범이 여러 우려를 해소하는 시발점이자 리듬파워의 또 다른 캡처를 여는 키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는 개개인이 유명해졌을지라도 리듬파워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멤버들의 굳건한 의지이기도 했다. 

자칫하면 솔로 활동에 전념할 법도 한데, 지금껏 해왔던 리듬파워 활동을 고수하겠다는 것. 

그 이유에 대해 멤버들은 "리듬파워가 1순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구인은 "저희는 원래 리듬파워였다. 

더군다나 개개인이 아닌 팀으로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에 리듬파워가 무조건 우선순위다"라고 전했다.

 

"우리가 이번에 내는 음악들로 얻고 싶은 건 수치로 세어지는 것들이 아니에요.

 눈에 보이는 것들도 물론 중요하고, 있으면 좋죠. 하지만 눈에 안 보이는 것들을 얻고 싶어요.

'흩어지면 산다, 뭉치면 죽는다'는 말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직 증명을 안 했을 뿐이에요."(행주) 



 

고등학교 동창생이었던 이들이 모여 만든 리듬파워는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지만 세 사람은 생각보다 무덤덤해 보였다. 

행주는 "우리는 그저 함께 10년을 살아온 것뿐"이라며

"지금 기분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계속해서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10주년도 마찬가지다.

음악이랑 연결해서 이에 걸맞은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정도"라고 밝혔다. 

 

지구인은 '10주년'이 주는 의미를 즉석에서 곱씹어본 후 "

지금 드는 생각은 10년 더 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이비 역시 지구인과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지구인 말대로 10년 더 하고 싶다"며 "오늘 어떤 기자님이 저희 인터뷰에 오면서

'중고사이트에서 7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며 데뷔 앨범을 가져왔다. 

그 앨범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이 시간 동안 생존과 발전을 이루어냈구나 싶었다.

하지만 우리의 생존과 발전은 여전한 목표다. 이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리듬파워는 오랜 시간 한결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밝혔다.

 지구인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 제일 큰 것 같다. 

일단 우리는 우리끼리 욕을 하지 않는다. 또 서로가 가진 능력치에 대해서는 부러워하고 인정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존중이 기반이 돼 있기 때문에 싸우더라도 서로의 존재나 성향을 인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이비는 "각자가 정한 성공의 목표치가 같은 것도 한몫한다"며

"내 생각이기도 하지만 다른 멤버들의 생각도 같을 거라고 하나도 의심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자신했다.

 

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세 사람이 여전히 친하고, 웃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음악을 하는 것,

그리고 이 꿈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 리듬파워가 말하는 진정한 성공이었다.   

 

"언젠부턴가 '리듬파워는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러던 중 보이비가 '15년 친구가 지금까지 온 것 자체가 이미 멋있다'는 말을 해주는데 너무 와닿았어요. 

친구끼리 웃으면서 재미있게 해왔는데 이 정도 이뤘고, 앞으로도 더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렸다는 것. 

제가 어릴 적부터 원했던 바였는데, 어느 순간 돈과 성적에 가려져서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이었던 거죠. 

지금처럼 현실에 충실해서 웃고 재밌게 노래를 만들고 살면 그 자체가 저희가 멋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보이비)

 

등록 : 2019. 09. 24